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기술은 멀게 느껴집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도구는 AI일지도 모릅니다. 늦어서가 아니라, 늦었기에 시작하는 이야기입니다.

늙었기에, 이제는 AI를 생각하게 됩니다
나이를 먹고 나니 새로운 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예전에는 굳이 필요 없다고 생각했던 것들, 배우지 않아도 괜찮다고 넘겼던 것들이 어느 순간부터 하나둘 마음에 걸리기 시작했고, 그중에서도 유독 눈에 들어오는 것이 AI였습니다. 처음에는 솔직히 거부감이 더 컸습니다. 기계적인 말투와 어딘가 교과서처럼 정리된 답변, 그리고 사실을 그럴듯하게 엮어 만들어내는 방식까지, 사람 손이 닿지 않은 느낌이 분명하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속으로는 “이걸 어디에 쓰지”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고, 굳이 내가 배워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한 채 한 발짝 떨어져 바라보는 쪽을 택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몇 번 써보면서 생각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쓸모없는 도구도 아니라는 느낌, 오히려 묘하게 신경이 쓰이는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걸 제대로 쓸줄 아는 사람은 좋겠네...." 라는 생각이 들었던 게 현실이었고 남의 애기 같았습니다. 그러다 어떤 AI학자의 영상을 유튜브로 보게 되었습니다. 그때 들었던 말이 있습니다. AI가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AI를 활용하지 못하는 사람이 뒤처진다는 말이었습니다. 예전에는 과장처럼 들렸지만, 지금은 그 말이 단순한 경고가 아니라 현실에 가까운 문장처럼 들립니다.앞으로 AI 때문에 대량 실업이 발생한다고도합니다.
"앞으로는 AI 때문에 해고 되는 것이 아니라, 자기 분야에서 AI를 활용 못해서 도태 된다"
이 뼈때리는 말을 그때 듣게 됩니다.그리고 AI가 일을 시작한 것이 몇 년 안되기 때문에 누구나 자기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냘 수 있다는 말을 덧붙엿습니다. 뭔가 희망이 보이는 말입니다. 문제는 제가 그 ‘활용하지 못하는 쪽’에 더 가까운 사람이라는 점입니다.타이핑 속도부터 그렇습니다. 여전히 독수리 타법이라 생각은 이미 앞서가 있는데 손이 따라가지 못하고, 그 사이에서 문장은 끊기고 흐름은 무너지고, 결국 쓰려던 마음까지 같이 식어버리는 일이 반복됩니다. 그래서 예전에는 글을 쓰겠다는 생각 자체를 하지 못했습니다. 하고 싶어도 끝까지 이어갈 자신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상황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느리게 써도 되고, 틀려도 되고, 정리가 안 되어 있어도 됩니다. AI가 그 빈틈을 완벽하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메워주기 때문입니다. 내가 놓친 문장을 이어주고, 흐름을 붙잡아 주며, 최소한 끝까지 가볼 수 있는 힘을 만들어 줍니다. 그래서 처음으로 “아, 이제는 해볼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돌이켜 보면 이 변화는 조금 우습고도 묘합니다.
젊을 때는 시간이 없어서 못 했고, 지금은 시간이 있는데 몸이 따라주지 않아 못 하던 일을, 결국 기계 하나 때문에 다시 시작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 사실이 조금은 씁쓸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묘하게 안심이 되기도 합니다. 예전과 달리 이제는 혼자 있어도 되고, 집 안에서도 가능하며, 어디에 속해 있지 않아도 무언가를 시작해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조금 과장해서 말하면, 골방에 앉아 있어도 자기 일을 만들어볼 수 있는 시대가 된 셈입니다.

그래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직 끝난 게 아니구나.”
그래서 고민의 방향도 바뀌었습니다.
예전에는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를 고민했다면, 지금은 “어떻게 써야 하지”를 고민합니다. 아직은 어디까지 가능한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어디까지가 한계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이걸 외면하고 지나가기에는 앞으로의 시간이 너무 길고, 지금 시작하지 않으면 더 멀어질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대단한 계획 대신
아주 작은 시도부터 시작해보려 합니다.
글을 하나 써보고,
생각을 정리해보고,
궁금한 것을 하나 찾아보고,
어디까지 되는지 하나씩 확인해보는 것.
그렇게 하다 보면
언젠가는 나에게 맞는 방식이 보이지 않을까,
그 정도의 기대입니다.

늙었기에 AI가 힘들다가 아니라 늙었기에 AI가 필요합니다.
지금 제게 AI는 대단한 기술이라기보다 다시 시작해볼 수 있게 만들어주는 도구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잘 몰라도, 느려도, 서툴러도 그냥 한 번 더 써봅니다. 조금씩, 아주 조금씩. 조금 늦었지만, 아직 완전히 늦은 것은 아닐지도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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